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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n(스탠) - 나타샤, 나와 당나귀

현대물 안조아하는데...스탠님 글을 사랑해서...일단 예약했당...결과적으로 너무잘한 선택이었읍니다...필력이 이런거라 생각한다. 전혀 취향이 아니어도 다음 페이지를 넘기게 하는 글의 힘. 읽고 나서 여운 남는 글이라 좋았다. 


다 읽은건 몇주 전이라 막상 감상글 쓰려니까 또 생각이 안나네. 이래서 읽고 바로 써야되는데 카페에 노트북 들고 가기 귀찮아서 아이패드만 들고 갔다가 이렇게 미루고 미뤄서 오늘까지 와버렸어...


작가님 후기글보니까 나타샤는 십년전에 나왔다가 이번에 외전이 나온건데, 나는 이번에 본편 외전 연달아 읽어서 넘 좋았지만 처음부터 본편만 봤으면 분명 외전 염불외는 망령이 되었을것... 본편은 은봉이 시점으로 전개되고 나와 당나귀는 황성주 시점이라 완벽하다...


본편 나타샤를 읽으면서는 은봉이 감정이 더 크게 느껴졌는데, 외전으로 성주 입장에서 보게 되니까 오히려 노력은 성주가 더 하고 있네 싶었다. 특히 은봉이가 성주를 이상향, '나타샤'로 설정해놓고 감히 자신의 현실과 연결시키려 하지 않는다는걸 성주가 꿰뚫어 보는게 좋았다. 오히려 벽은 은봉이가 치고 있고 성주가 그 벽을 넘으려 애쓰는거. 얘는 날 현실의 사람으로 좋아하는게 아니고 닿을 수 없는 꿈처럼 좋아하는구나 깨닫는 장면이 완전 좋았어...


짝사랑물에서 이런 벽이 묘사되는게 너무 좋다. 짝사랑 하는 사람은 상대를 닿을 수 없는 꼭대기탑에 올려놓고 꿈꾸듯이 좋아하고, 그 사랑 받는 사람이 오히려 탑에서 내려가 상대와 닿고 싶어 노력하는 그런게 좋다...


난 짝사랑이 결국 상대의 환상을 좋아하는거라 생각해서 ㅋㅋ 이런 고민들이 그려진게 좋았다. 


더 이상 환상이 아닌 실재하는 당신과 내가 서로 함께 사랑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짝사랑이 쌍방통행이 되는 과정이 이상적이고 좋았어.  사실 성주랑 은봉이가 재회한 순간부터 이미 성주는 은봉이에게 예외적으로 굴었고, 어느정도 마음이 있었던거라 생각함ㅋㅋㅋ



은봉이한테 나 언제부터 좋아했냐고 물으니까 은봉이가 국어시간에 나타샤 시를 읽는 성주를 보고 사랑임을 깨달았다 답하면서 그 시를 읊어준다. 그 장면에서 이상의 결정체였던 나타샤가 아닌 황성주로 은봉이와 함께 있다는게 막 느껴져서 너무 좋았다. 그 장면이 저의 최애에요ㅠㅠ


공부와 담쌓고 문학의 'ㅁ'자도 모르는 은봉이가 유일하게 아직도 외우고 있는 시...그 시를 읽던 황성주의 모습을 계속 기억에 담아뒀다는게 눈가를 촉촉하게 만든다...



제목이랑 시가 이렇게 어우러져서 주제랑 완벽하게 맞아들어가는게 너무ㅠㅠ너무너무좋다.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나는 이 구절밖에 모르는데 은봉이 마음이 딱 저랬을거 같아. 가진것 없는 정은봉이 사랑하는 아름다운 황성주. 좋아한다 깨달았어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스스로가 얼마나 초라하게 느껴졌을까. 




보면서 이 둘이 고등학생때부터 서로 친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고, 은봉이가 성주에 대해 사소한 것까지 다 기억하는 반면 성주는 은봉이에 대한 기억이 없어서 미안해하는게 진짜 와닿았다...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서 서로 다른 비중으로 상대를 기억한다는게 아이러니하고...이런게 재회물의 참맛이죠...




암튼 오랜만에 행복한 독서타임 보내서 좋았구...담엔 노트북 가져가서 바로바로 독후감 써야지...그래야 안까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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